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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하는 ‘슬로우시티 운동’ - 느림의 미학(美學)!

전라남도 의회 의원 임흥빈l승인2016.04.25l수정2016.04.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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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남도 의회 임흥빈 의원

[독자칼럼]다시 생각하는 ‘슬로우시티 운동’ - 느림의 미학(美學)!

언제부턴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말을 배울 때 가장 빨리 익히는 단어가 ‘빨리 빨리’라고 한다. 해외연수를 나가 쇼핑몰에라도 들르면 “빨리 빨리”를 외치며 한국인임을 확인하는 경우는 이젠 신기하지도 않다. 한국인을 상징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근대화,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빨리 빨리’를 강조했고 속도를 통해 많은 것을 이뤄냈지만 부작용 또한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빨리 빨리’의 그늘은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의 붕괴로 이어져 세계인들의 조롱거리가 된 적도 있지만, 최근에는 중국이 눈부신 경제성장의 이면에 가린 빨리 빨리의 바톤을 이어받은 사건사고들이 속출하고 있다.

물론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는 싫던 좋던 통신 및 IT 산업에서 속도 전쟁에 내몰린지 오래다.

이러한 광기어린 속도경쟁에서 벗어나 ‘공해없는 자연 속에서 그 지역에 나는 음식을 먹고, 그 지역의 문화를 공유하며, 자유로운 옛날의 농경시대로 돌아가자는 느림의 삶을 추구하는 국제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는데 1986년 패스트푸드에 반대해 시작된 여유식(슬로푸드) 운동의 정신을 확대하면서 만들어진 슬로우시티(Slow City) 운동이 그것이다‘. 1999년 이탈리아 중북부의 작은 마을 그레베 인 키안티(Grevein Chiantti)에서 시작된 슬로우시티(Slow City) 운동은 느림과 여유의 가치를 지향하는 출발점이었다.

‘Slow’는 단순히 ‘Fast’의 반대가 아니라 지역이 본래 가진 자연환경과 고유 음식, 전통문화, 시간, 계절, 우리 자신 등을 존중하고 느긋하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삶의 자세를 말하는 것으로 2007년 10개국 90여개 도시가 가입된 이후 현재는 16개국 121개 도시가 슬로시티로 지정돼 있다.

국내에서는 2007년 12월 1일 아시아 최초로 신안 증도와 담양 창평, 장흥 유치, 장평, 완도 청산도 등 4곳에 이어 경남 하동군 악양면이 추가된 이후 최근 충남 예산군이 국내 여섯 번째로 슬로우 시티 인증을 받았다.

2007년 9월 파올로 사투르니니 시장과 로베르토 안젤루치 슬로시티 국제연맹 회장의 한국 방문으로 촉발된 슬로우시티에 대한 슬로건은 한가롭게 거닐기, 듣기, 권태롭기, 꿈꾸기, 기다리기, 마음의 고향을 찾기, 글쓰기 등 무한 속도 경쟁의 디지털 시대보다 여유로운 아날로그적 삶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슬로시티 운동의 창시자인 파올로 사투르니니는 신안군 증도 방문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처음 이 운동을 그레베 인 키안티에 도입했을 때 많은 반발이 있었지만 8년이 지난 후, 마을 전체 수익은 운동 전보다 몇 십 배 더 늘어 났고, 고용률 100%라는 엄청난 결과를 이루어냈습니다..마을 한복판 광장엔 이 마을에서 나는 흙으로 주민들이 직접 구운 벽돌을 깔고, 호텔이 필요하면 새 건물을 짓는 대신 오래된 마을의 성(城)을 개조했습니다”.

나아가 “슬로시티 운동이 알려지면서 관광객도 늘어나 주민들 삶이 넉넉해졌을 뿐 아니라 삶의 질도 향상되었습니다. 가령 식료품의 경우도, 대형 마트에서 잔뜩 사다가 냉동실에 쌓아놓고 먹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동네 가게에서 사다 먹으니 훨씬 신선한 것들을 섭취하게 되었습니다. 슬로시티 운동으로 인해 주민건강도 향상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9년전 국내 슬로우시티로 지정된 도시(군)들은 어떨까? 가까운 완도 청산도만 삶의 여유와 느림을 체감하려는 국내 관광객이 찾을 뿐이고, 신안군 증도면만 보더라도 슬로우시티의 정신과 기본에 충실하지 않음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평일은 물론 주말이면 갓 길도 없는 도로에 넘쳐나는 차량의 스피드로 인해 슬로우시티(slow sity))와는 거리가 멀다.

관 주도의 보여주기 식 느림의 미학을 구현하는 것이 얼마나 허황한 꿈인가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보물섬 증도!

17년전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그레베 인구 1만 4천여 주민들의 삶을 바꿔놓았던 기적의 슬로우시티 운동이 국내 슬로우시티로 지정된 주민들의 삶도 바꿔 놓고 있는지 현재를 점검하고 과거를 되돌아 봄으로써 제대로 된 슬로우시티를 위한 민관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전라남도 의회 의원 임흥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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