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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문학] 4차산업혁명시대의 시작은 자신의 걸음으로

4차산업혁명시대와 미래인문학 김종남 기자l승인2018.09.13l수정2018.09.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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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젊은이는 한단의 걸음걸이를 미처 배우기도 전에 이전의 걸음걸이마저 잊어버려 결국 기어서 고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장자》 〈추수편〉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산업혁명 이후 지난 250년이 향후 20, 30년과 동일한 수준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과거 산업혁명 때는 산업화라는 단일분야 변화였다면 지금부터는 IT, BT 등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에 의한 발전이기에 과학자조차 예측하기 힘들어졌습니다.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지금 경험하는 이 시대가 과거의 흐름과 전혀 다르다고 조언합니다. 그는 “선조들은 과거와 비슷한 현재를 보고 미래도 현재처럼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충고합니다.

                    ▲ 고흐. 작업하러 가는 화가, 1888, (제2차 세계대전으로 소실)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초상화도 많이 남겼지만 구두를 연작으로 그린 화가로 유명합니다. 구두 연작의 대표작은 1886년에 그린 <한 짝의 구두>일 것입니다.

고흐가 청년 시기에 벨기에 보리나쥬 탄광에서 전도사 사역을 한 적이 있습니다만, 도중에 그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면서, 동생 테오의 조언대로 화가의 길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전문적인 그림 공부를 한 적이 없는 고흐는 심각한 고민 끝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마음먹습니다. 당시 유명한 화가 쥘 브르통(Jules Breton)을 만나기 위해 먼 여정을 도보로 이동합니다. 거친 들판을 지나 그의 고향까지의 거리가 70km 라곤 하지만, 돈이 없었던 고흐는 얼음과 같은 비를 맞으며 맨발로 걸어 갔습니다. 일주일 만에 브르통의 집에 도착했지만, 고흐는 벽돌담으로 둘러 쌓인 집 앞에서 밤새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그를 만나지 않고 온 길을 다시 돌아갔습니다. 이때의 심정을 동생 테오에게 편지에 이렇게 글을 남겼습니다. "다시 일어설 것이다. 커다란 실망 속에서 던져 버린 연필을 다시 들고 스케치를 계속 할 것이다."

고흐는 일주일 동안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건 아마도 ‘자기 삶’, ‘자신의 화풍’에 대한 깊은 생각이었을 겁니다. ‘그 누구도 단색, 하나의 색으로 존재하지 않고,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으로 존재한다.’ 고흐는 그게 바로 자신의 색임을 깨달은 것입니다. 고흐는 그가 존경하는 브르통을 만나면 부족함을 배울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만의 색, 자신만의 화풍을 버리는 것임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 한 짝의 구두, 빈센트 반 고흐, 1886년. 암스테르담 고흐박물관

"중국 전국시대 조나라의 도읍인 한단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걸음걸이는 특별히 멋있었다. 북쪽 연나라 수릉의 젊은이가 조나라 서울 한단에 가서 그곳의 걸음걸이를 배웠다가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 젊은이는 한단의 걸음걸이를 미처 배우기도 전에 이전의 걸음걸이마저 잊어버려 결국 기어서 고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장자》 〈추수편〉

이 젊은이가 사는 수릉은 전국시대 연나라의 수도입니다. 아마도 자신의 나라보다는 조나라의 수도인 한단의 걸음걸이가 멋지고, 최신의 유행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 젊은이는 이 걸음걸이를 배우려고 먼 길을 떠나고 마침내 한단에 도착합니다. 이 젊은이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 한단의 걸음걸이를 배우게 되는데, 문제는 자신의 걸음걸이마저 잊게 됩니다. 자기 생각없이 한단의 걸음걸이를 흉내만 내다가 결국 이 젊은이는 본래의 걸음걸이를 잊고 맙니다. 함부로 남을 따라하다 보면 자신의 좋은 점까지 잃는다는 ‘한단지보(邯鄲之步)’라는 고사성어가 나오게 됩니다.

마크 트웨인도 우선적으로 확립해야 할 것은 독립적인 사고력이라고 조언합니다. “많은 사람이 독립적인 사고력이 부족하면서도 배움과 자아성찰로 자신의 관점을 세우지 않는다. 그저 이웃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살피고 그것을 따라 하기 바쁘다.”

제4차산업혁명시대, 이제까지 경험한 세상과 다른 세상이 도래하고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습니다. 낯선 곳으로 여행에는 정확한 지도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파악하는 게 먼저입니다. 불학실성이 극대화되는 시대 이제  ‘나다움’을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칭찬신문(http://www.praise.news)과 기사공유 협정에 의한 칭찬신문 권영민 논설주간 (미래인문학연구소 소장)의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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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문학 #4차산업혁명시대 #4차사업혁명과인문학 #인문학강의


김종남 기자  gbm195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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