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기업에서 받는 배당금이 연간 2000만 원을 넘어가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나요? 건강보험료 부담은 어떻게 변하나요?” 최근 새롭게 도입되는 ‘고배당 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를 두고 투자자들의 문의가 증권가에 빗발치고 있다. 그동안은 이자와 배당을 합친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초과하면 타 소득과 합산되어 최고 45%의 중과세를 맞아야 했지만, 이번 세제 개편으로 인해 고배당주 투자의 판도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내놓은 이번 과세 특례 제도의 핵심 내용과, 배당 투자 매력이 높아진 시점에 주목해야 할 유망 배당주를 정리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굴레를 벗다
기존 세법상 개인 투자자는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넘어서는 순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분류됐다. 2000만 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 14%에서 최고 45%에 이르는 누진세율을 적용받았다. 소득이 많은 자산가일수록 배당을 많이 받을수록 세금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였다. 이러한 징벌적 과세 체계가 고배당주 장기 투자를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춘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을 떼어내 별도로 과세하는 분리과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제도에 따르면 요건을 충족한 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은 다른 종합소득과 합치지 않고 별도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구체적인 세율은 배당금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데, 2000만 원까지는 기존과 동일하게 14% 원천징수로 종결된다. 핵심은 2000만 원을 초과하는 구간이다. 2000만 원 초과 3억 원 이하 구간은 20%, 3억 원 초과 50억 원 이하 구간은 25%, 50억 원을 초과하는 초고액 배당에 대해서는 30%의 세율이 매겨진다. 기존에 최고 45%의 세율을 적용받던 고소득 투자자라면 세 부담이 14~30% 수준으로 대폭 낮아지는 셈이다.
고배당 기업의 기준과 적용 시기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분리과세 혜택을 주는 ‘고배당 기업’에 해당할까. 정부안에 따르면 배당성향이 40% 이상인 ‘배당우수형’ 기업, 혹은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연도 대비 배당을 10% 이상 늘린 ‘배당노력형’ 기업이 대상이다. 배당성향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 주주에게 돌려주는 몫의 비율을 뜻하며, 이 수치가 높을수록 주주 환원에 적극적인 기업임을 의미한다. 상장사들은 주주총회 이후 해당 요건 충족 여부를 공시해야 하며, 투자자는 이를 확인하여 투자를 결정하면 된다. 다만 연결재무제표 적용 등 구체적인 배당성향 계산 방식은 오는 2~3월 중 확정될 소득세법 시행령을 통해 최종 확인이 필요하다.
이 제도는 원칙적으로 2026년 1월 1일 이후 지급받는 배당금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배당 기준일이 2025년 말인 기업이라도 실제 지급 시기가 2026년이라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동찬 삼성증권 세무전문위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으로 고배당주에 대한 세금 장벽이 낮아진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왜 지금 배당주인가: 수익률이 증명하는 가치
세제 혜택이라는 날개를 단 배당주는 실제 투자 성과 면에서도 탁월한 선택임이 입증되고 있다. 1973년부터 2024년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당을 꾸준히 늘리거나 새롭게 배당을 시작한 기업들의 연평균 수익률은 10.24%에 달했다. 이는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기업들의 수익률(4.31%)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심지어 배당 정책에 변화가 없는 기업(9.20%)조차 S&P500 지수 평균(7.65%)을 상회했다. 반면 배당을 줄이거나 없앤 기업은 마이너스 수익률(-0.89%)을 기록했다. 경기가 불안할 때도 꼬박꼬박 들어오는 배당금은 계좌의 안전판 역할을 하며, 우량한 배당 기업은 주가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 다시금 확인된 것이다.
지금 주목해야 할 배당 유망주 3선
달라진 세금 환경과 배당주의 역사적 성과를 고려할 때, 지금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할 유망한 배당 자산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FT), 메드트로닉(MDT), 그리고 슈왑 US 배당 에퀴티 ETF(SCHD)가 꼽힌다.
첫 번째 추천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다.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업을 넘어 애저(Azure) 클라우드, 엑스박스(Xbox), 윈도우, 링크트인 등 강력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주가는 연초 대비 약 17% 하락하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졌다. 주가 하락으로 배당 수익률은 0.9% 수준으로 올라갔는데, 절대적인 수치는 낮아 보일 수 있으나 배당 성장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 2019년 1.89달러였던 연간 배당금은 2022년 2.54달러를 거쳐 최근 3.64달러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두 번째는 의료기기 거인 메드트로닉이다. 48년 연속 배당을 늘려온 ‘배당 귀족’으로 최근 배당 수익률은 2.8%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6%씩 배당금을 인상해왔다. 최근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성장하는 등 본업도 순항 중이다. 특히 수술 로봇 ‘휴고’의 도입과 미국 내 1600만 명의 환자가 있는 요실금 치료 기기의 FDA 승인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성장성이 낮은 당뇨병 사업부를 분사하는 등 체질 개선 노력도 긍정적이다.
마지막으로 개별 종목 선정이 어렵다면 ETF인 ‘슈왑 US 배당 에퀴티(SCHD)’가 합리적인 대안이다.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 지수를 추종하는 이 상품은 10년 이상 배당을 지급한 검증된 기업 100곳에 분산 투자한다. 록히드마틴, 셰브론,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이 주요 편입 종목이다. 연 0.06%라는 저렴한 수수료로 3.5%대의 안정적인 배당 수익과 주가 상승 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어 배당 성장과 가치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