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력망 기술과 AI 기반 전략, 글로벌 넷제로(Net-Zero) 시대 앞당긴다

2050년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전 세계 산업계가 탈탄소화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이를 해결할 핵심 열쇠로 ‘그리드 포밍(Grid Forming)’ 기술과 생성형 AI를 결합한 혁신적인 프로젝트 전략이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업계 전문가들은 불안정한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인 주력 전원으로 전환하는 기술적 해법과 함께, 관련 인프라 구축 비용과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모든 시나리오 그리드 포밍 이니셔티브: 재생에너지를 주력 전원으로

최근 열린 ‘2025 국제 디지털 에너지 엑스포(IDEE)’에서는 ‘모든 시나리오 그리드 포밍 기술, 풍력 및 태양광의 주력 전원화 가속’을 주제로 한 글로벌 저탄소 산업 포럼이 개최되었다. 중국에너지연구회, 글로벌태양광위원회(GSC), 화웨이 디지털 파워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는 각국 정부 에너지 부처, 전력망 기업, 표준 기관 등 업계 리더들이 모여 재생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모든 시나리오 그리드 포밍 이니셔티브’를 공동으로 제안했다. 이 이니셔티브는 그리드 포밍 기술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 적용하여 깨끗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모두에게 공급하고, 글로벌 에너지 격차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화웨이 이사회 이사이자 디지털 파워 부문 사장인 허우 진롱(Hou Jinlong)은 기조연설에서 “미래에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이 풍력, 태양광과 깊이 통합되어 이들을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변모시킬 것”이라며, “이 전환 과정에서 그리드 포밍 기술, AI 기술, 그리고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고성능을 보장하는 고품질 제품이 가장 중요한 혁신 분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화웨이는 기술 혁신과 품질 우선 원칙을 바탕으로 업계 표준을 개선하고 모두에게 안정적이고 저렴한 녹색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럼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 역시 그리드 포밍 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중국 남방전력망의 왕 지펑(Wang Jifeng) 전임 수석 엔지니어는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새로운 전력 시스템 구축의 핵심을, 블룸버그NEF의 피터 월(Peter Wall) 그리드 연구 책임자는 재생에너지 비중 증가에 따른 전력 시스템의 관성 저하 문제를 해결할 기술로 그리드 포밍 ESS를 지목했다. 필리핀 MGEN 재생에너지의 데니스 B. 조던(Dennis B. Jordan) CEO는 세계 최대 규모인 3.5GW 태양광과 4.5GWh 그리드 포밍 ESS를 결합한 ‘MTerra Solar’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하며 기술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AI 기반 다세대 접근법: 산업 탈탄소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한편, 액센츄어(Accenture)가 발표한 ‘변화를 위한 동력 2025(Powered for Change 2025)’ 보고서는 기술 발전과 더불어 탈탄소 인프라 구축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고서는 기존의 단발성, 맞춤형으로 진행되던 대규모 자본 프로젝트 방식이 높은 비용과 긴 소요 시간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이는 산업의 탈탄소화 속도를 늦추는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보고서는 ‘다세대 접근법(multigenerational approach)’을 제시한다. 이는 개별 프로젝트를 고립된 일회성 사업으로 취급하는 대신, 표준화 및 모듈화를 통해 반복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포트폴리오 중심의 전략이다. 이 접근법에 생성형 AI를 접목하면 프로젝트 간의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고, 과거의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

액센츄어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프로젝트의 90%가 맞춤형으로 진행되며, 오직 10%만이 반복 가능한 팀이나 공급망의 이점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세대 접근법을 적용할 경우, 그린 수소 생산 비용이 기존 방식보다 30% 더 빠르게 감소하며, 회색 수소와의 가격 동등성(price parity) 달성 시점을 6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이 전략을 통해 2050년까지 600억 달러 이상의 순현재가치(NPV)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성공적인 전환을 위한 4가지 핵심 요소

보고서는 성공적인 다세대 접근법 도입을 위해 다음 네 가지 핵심 요소를 강조했다.

  1.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공급망 구축: 장기적인 파트너십, 표준화, 지역 공급망 강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연속적인 프로젝트에서 30~50%의 단가 절감을 달성할 수 있다.

  2. 지역 사회 지원 및 고객 수요 확보: AI 기반의 초지역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활용하여 프로젝트의 이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수요 기반의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

  3. 인재, 기술 및 업무 방식의 혁신: 새로운 기술에 맞는 인력을 양성하고, 중앙 집중식 지식 허브와 AI 기반 분석을 통해 학습 내용을 체계화하며, 현장 팀에 실시간 의사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민첩한 협업 구조가 필요하다.

  4. AI 학습을 위한 강력한 디지털 코어 구축: 프로젝트 전반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AI를 통해 통찰력을 추출하여 학습 곡선을 가속화하고, 자동화된 의사 결정과 예측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디지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산업 탈탄소화라는 복잡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리드 포밍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의 도입과 함께, AI를 활용한 다세대 접근법과 같은 전략적 혁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 두 가지 축의 결합은 넷제로 목표를 효율적이고 수익성 있게 달성하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